추상표현주의와 오방산수의 에너지 “Beautiful The Lights”

雨松 김석기 / 한국화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적인 미술 중심도시의 지각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프랑스 파리에서 작품 활동을 하던 많은 작가들이 미국으로 옮겨가기 시작한 것이다. 초토화된 프랑스 파리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작가들은 몬드리안, 뒤샹, 샤갈, 에른스트와 같은 작가들이었고, 이들의 이동은 미국의 미술을 세계적인 중심도시로 만드는 시발점의 역할을 하기 시작하였다.

작가들은 그들의 감정과 스스로 느끼는 내면세계를 사실적 형태의 재현이 아닌 자유로운 형태로 표현하기 시작하였다. 바로 새로운 미술사조인 추상표현주의가 등장한 것이다.

1940년대에 새롭게 등장한 추상표현주의는 미국을 세계적인 미술의 중심지로 만들기에 충분하였다. 추상 표현주의의 주류를 이루었던 작가들은 바실리칸딘스키, 잭슨폴록, 마크로스크, 윌렘데쿠닝, 바넷뉴먼 등이었다. 그 중 특히 뜨거운 추상 액션페인팅의 선구자로 알려진 잭슨폴록과 넓은 단색 화면구성으로 색면 회화를 창시해낸 바넷뉴먼을 대표적인 작가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색면 회화는 색채적인 넓은 공간을 구성함으로써 색채에서 얻어지는 에너지와 색채가 주는 감동을 동시에 느끼게 하려고 하였다. 어쩌면 동양회화에서 여백을 중요시 하여 화면을 구성하였던 부분과 유사성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나는 수묵화의 ‘실경산수’로 30년, 오방색의 ‘오방산수’로 20년, 오랜 시간을 자연주의에 심취하여 자연의 본질을 찾아 헤멧다. 아름다운 자연의 사실적 표현을 바탕으로 찾아낸 추상표현주의의 조형언어들은 새로운 작품세계를 암시하고 있다. 자연에 숨어있던 신비스러운 'UTOPIA'와 ‘Paradise’도 보이기 시작한다. 그곳을 밝히고 있는 한줄기 영원한 'THE LIGHT'를 찾았기 때문이다.

지난 실경산수 30년은 스승 ‘내고 박생광’과 ‘창운 이열모’의 가르침을 따라온 길이었다. 이제 스승이 없는 길에서 찾아 헤맨 오방산수의 20년은 모험적이고 도전적이었다. 그리고 프랑스의 10년 작품 활동은 세계적인 오방산수의 독창성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갖게 하였다.  

고호의 무덤 앞에서, 피카소가 말년 15년의 생활을 했던 무징에서, 색채의 마술사라는 보나르의 작업실에서. 악생프로방스에 있는 세잔느의 작업실에서 나는 그들의 생각과 그들의 집념 그리고 그들의 체취를 직접 느껴 보면서 그들과 동등해지고 싶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제 앞으로 가야하는 나의 길은 아름다운 결실의 길이기를 소망한다.

하나의 형태를 부수고 하나의 색채를 비움으로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 나의 끝도 없는 연구를 위한 지속적인 여정은 계속된다. 그 길만이 오방산수의 진화가 계속되는 길이다. 오방산수의 진화는 동양예술의 우수성을 찾아가는 길이기도 하다.

나의 작품 속에는 철학적 의미와 자연의 아름다움이 함께하는 인고의 열매가 있다. 그리고 그 열매는 결국 창조주의 비밀이 숨어있는 “Utopia와 Pradise”를 형성한다.

Utopia와 Pradise는 찾아가는 것이 아니고 만드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해준 한줄기 빛을 찾아 떠나는 나의 그림여행은 계속 될 것이다.

오방산수의 진화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25년을 보내면서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신 인사아트프라자 박복신 회장님께 감사한다.

감사합니다.

 북한산 작업실에서 2025년 가을